대학생 건전음주문화 만들기

초․중․고등학교, 12년간의 기나긴 입시준비를 통해 많은 수의 학생이 그토록 가고자 했던 대학에 드디어 입학을 한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12년 동안 ‘하라’는 것보다 ‘하지 말라’라는 규제와 간섭의 말을 많이 들으며 성장하다가 대학생이 되면서 무한한 자유를 부여받게 된다. 그동안 어른들이 하지 말라고 했던 것들-술 먹지 마라, 담배피우지 마라, 이성친구는 대학가서 사귀어라, 염색하지마라, 귀 뚫지 마라 등-을 하나씩 실현해보고자 하는 부푼 꿈도 있을 것이다. 그 들뜬 기분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비로써 대학교 신입생들은 어른들의 규제와 간섭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학교생활과 일상생활을 판단하여 자율적으로 행동을 하는 대학생이 된다. 

대학 입학 후 여러 가지 대학문화중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될 문화는 바로 술, 음주문화 일 것이다. 이미 많은 수의 학생이 대학입학 전 술을 경험해봤겠지만, 금지로 여겨지던 술을 아무런 제재 없이 자신이 원하는 양만큼, 원하는 때에 마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기도 하면서 자신도 모를 뿌듯함(어른이 되었다는)을 느끼게 될 것이다. 

대학생이 성인으로서 일상생활에서 술을 접하는 것은 결코 나쁜 행동은 아닐 것이고, 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왜냐하면 술은 즐거움을 주고, 사람들의 만남을 더욱 편하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한 전제는 술을 개인이 원하는 만큼, 원하는 술을 적정량을 마실 때이다.

대학생이 되어 자유롭게 접하게 될 수 있는 술은 동료와 선배와의 관계를 더욱더 친해지게 해주기도 하지만 그것이 지나칠 경우에는 다양한 문제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매스컴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신입생환영회에서의 소주 사발식으로 사망(98년 2월)’, ‘폭탄주 마시고 사망(03년 1월)’, ‘겨울철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06년 3월)’, ‘과음한 선배 신입생 집단구타, 뇌사 후 사망(06년 3월)’, 과 같이 술은 일부이지만 대학생활에서 크나큰 문제의 발단이 되고 있다.  

현재 대학 음주문화 중 가장 큰 문제는 아마 대학생들이 경험하고, 행동하고 있는 음주문화가 기성세대의 음주문화를 답습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말이면 언론에서 많이 문제 삼는 술잔 돌리기, 폭탄주 만들기, 강권하기, 2차가기와 같은 기성세대의 음주문화가 작은 또 하나의 사회인 대학에서도 매우 흡사하게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대학 내 도로는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님을 이용하여 대학 축제기간이나 행사시에 학내 및 학교주변 음주운전도 새로 등장하는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에서 음주문제가 전통이라는 이유로 꾸준히 이어지는 이유는 우리나라 현재의 음주문제를 개선할 대안문화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으며, 대안문화를 만들 의지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즉, 오랜 시간 동안 기성세대들이 유지하고, 만들어놓은 음주문화를 실생활에서 접하면서 후세대들은 잘못된 기성세대의 음주문화를 지적하면서도 그들 또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여 기성세대의 잘못된 문화를 답습하고, 자연스레 반복하고 이어가는 문화적 반복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대학생들이 이러한 현상을 개선해야할 문제 상황으로 인식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잘못된 대학생의 음주문화는 변화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오랫동안 답습되고 누적된 대학생 음주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한국대학생알코올문제예방협회에서는 건전한 대학 음주문화를 조성하고자 대학생리더들을 매년 양성하고 있다. 2년간의 과정으로 양성된 리더들은 자신의 모교 또는 지역에서 BCC(Bacchus Campus Club)라는 동아리를 조직하여 각 학교의 특성에 맞게 건전한 음주문화를 제안하고자 다양한 음주예방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신입생환영회, 봄․가을축제, 기타 학내행사에서 술이 있는 곳에 술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먼저 제시하여 대학생들의 음주에 대한 경각심 및 인식 변화를 유도하기도 하고, 교내 특강을 직접 실행함으로서 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물론 이들의 모임인 BCC에서부터 술에 대한 새로운 문화적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술이 없이 선․후배 간, 동료 간 친목을 도모하는 것, 술을 마시는 것 대신 다른 문화적 활동을 하는 것, 술을 마신다면 서로간의 주량을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것이 그러한 실험의 예가된다.   

대학생리더들이 궁극적으로 제시하는 건전음주문화라 함은 술을 아예 먹지 말자는 금주가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리고, 술 마시는 사람과, 안 마시는 사람을 그대로 인정하며, 각자가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자기의 방식대로 마실 수 있는 음주문화이다.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대학생의 건전음주문화 만들기 노력은 결국 우리사회의 건전음주문화 만들기의 튼튼한 시작점이 될 것이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도전해볼 만한 가치 있는 문화운동이 될 것이다. 대학생리더와 함께 변화할 세상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김승수 / 한국대학생알코올문제예방협회 사무국장 

대학생 건전음주문화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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